바이브코딩 3개월, 그거 이제 아무나 하는 것 아닌가요?
맞다.
AI에게 코드를 시켜 홈페이지나 앱을 만드는 일 자체는 이제 드물지 않다. 시작하는 사람도 많고, 나보다 훨씬 빠르고 잘 만드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 비개발자인 내가 석 달 동안 바이브코딩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특별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드문 것은 다른 데 있었다.
나는 코드를 배운 적도, 시스템 설계를 공부한 적도 없다. 홈페이지와 포트폴리오, 아카데미를 만들고 앱을 제작하면서 여러 AI에게 서로 다른 자리를 맡겨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혼자 AI를 사용할 때는 보이지 않던 벽들이 나타났다.
AI는 완료했다고 했는데 실제 결과가 없었다.
같은 요청이 여러 번 전달됐다.
누가 무엇을 확인했는지 알 수 없었다.
어제 내린 판단이 다음 날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여러 AI가 같은 일을 보고도 서로 다른 상태를 말하기도 했다.
AI가 일을 못 해서 생긴 문제만은 아니었다.
여러 AI가 여러 날에 걸쳐 함께 움직이기 시작하자, 사람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나는 그때마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문제에 이름을 붙였다.
같은 요청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달번호’를 만들었다.
상태만 적지 않고 ‘확인한 시각과 증거’를 함께 남겼다.
여러 자리의 현재를 한눈에 보기 위해 ‘시계’를 만들었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전하고, 누가 마지막으로 확인할지 ‘배선’을 그렸다.
그때는 이런 것들의 전문적인 이름을 몰랐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개발자들은 비슷한 문제를 멱등성, 상태 전환, 이벤트 기록, 원본 검증 같은 개념으로 다루고 있었다.
내가 그 개념을 먼저 공부하고 따라 한 것은 아니다.
같은 벽에 부딪혔고, 그 벽을 실제로 넘으려다 보니 업계에서 사용하는 원리와 닮은 구조에 도착했다.
